앞에서 설명한 비교우위의 원리의 기하학적 구조는 저희가 경제학의 기초지식의 한계로 더 이상 설명드리지 못할 것 같아서 구체적인 수치를 들어 설명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비교우위이론이란?
자국에서 생산된 상품이 외국에서 생산된 상품과 비교하여 상대적으로 생산비가 싼 비교우위에 있는 상품일 때 각국은 이를 특화하여 다른 국가와 무역을 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것으로, 고전 경제학파인 영국의 데이비드 리카도가 규명한 대표적인 근대무역이론입니다.
이런 리카도의 비교우위 이론은 매우 단순한 가정을 전제로 하고 있습니다.
그 가정이란 노동만이 유일한 생산요소이며 상품의 가치는 노동투입량에 의존하다는 것과, 국가간의 거래를 단순화시켜 두 나라와 두가지 재화만을 설정한 상태에서 이론을 전개한다는 것입니다.
흔히 우리나라는 과거에 선진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임금을 비교우위 삼아서 신발, 의복 등 노동집약적 상품을 수출하여 경제성장을 이룩해 왔다고들 하는데, 이를 굳이 해석한다면 리카도의 비교우위이론에 바탕을 둔 생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구체적인 예를 들어 영국과 포르투갈의 경우로 설명해보겠습니다.
영국 | 포르투갈 | |
모직물(단위당 생산에 필요한 노동량) | 10 | 9 |
포도주(단위당 생산에 필요한 노동량) | 12 | 8 |
이표를 보면
영국은 모직물 1단위를 생산하는데 10단위의 노동량이 투입되어야 하고,
포도주 1단위를 생산하는데 12단위의 노동이 필요합니다.
포르투갈은 모직물 1단위를 생산하는데 9단위, 포도주 1단위를 생산하는데 8단위의 노동이 투입되어야 합니다.
따라서 포르투갈은 모직물과 포도주를 생산하는데 모두 절대우위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우위의 정도는 모직물의 생산에 있어서보다, 포도주의 생산에 있어서 더욱 큽니다. 그 이유는 두 나라에서 포도주를 생산하는데 있어서 생산조건비율은 12/8 = 1.5 이지만, 모직물의 경우 10/9=1.1단위이므로 포르투갈의 입장에서는 포도주를 생산하는게 유리하다고 말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즉 포도주가 비교우위에 있다고 이야기 할수 있고,
영국은 모직물이나 포도주 생산에서 모두 포르투갈에 비해 절대 열위에 있지만, 그 열위의 정도가 적은 것이 모직물입니다. 즉 모직물을 생산하는 생산조건의 비율은 9/10=0.9 단위이며 포도주를 생산할때의 생산 조건의 비율은 8/12=0.67 이므로 영국은 모직물에 비교우위를 가지고 생산을 특화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볼수 있습니다.
그러면 영국과 토루투갈이 서로 비교우위를 갖는 상품을 특화해서 무역을 하면 서로가 이득을 본다는 사실을 분석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영국 | 포르투갈 | |
모직물(단위당 생산에 필요한 노동량) | 10 | 9 |
포도주(단위당 생산에 필요한 노동량) | 12 | 8 |
영국은 모직물에 특화하기 이전에는 22단위의 노동을 사용해서 모직물과 포도주를 각각 1단위밖에 생산할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비교우위에 위치한 모직물을 생산하는데 완전 특화한 후에는 22단위의 노동량으로 모직물 2.2단위를 생산할 수 있게 됩니다.
영국은 생산된 2.2단위의 모직물 중에서 1.2단위를 국내에서 소비하고 나머지 1단위를 포르투갈에 수출하면, 1단위의 모직물이 포르투갈에서는 9단위의 노동의 가치를 지니므로 포도주를 9/8=1.125단위 얻을 수 있습니다.
두 나라 사이의 운송비를 무시하면 영국은 모직물에 특화함으로써 같은 22단위의 노동으로 모직물 0.2단위와 포도주 0.125단위를 추가로 얻을 수 있습니다,
한편 포르투갈은 특화 이전에는 17단위의 노동을 이용해서 모직물과 포도주를 각각 1단위씩 생산 할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 역시 비교우위에 포도주에 특화한 이후에는 포도주를 17/8=2.125 단위 생산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제 포도주 1.125단위를 국내에 소비하고 나머지 1단위를 영국에 수출하면 포도주 1단위는 영국에서 12단위의 노동가치에 해당하므로 모직물을 12/10=1.2단위 얻을 수 있게 됩니다.
결국 포르투갈은 포도주 생산에 완전 특화함으로써 종전과 같은 17단위의 노동을 가지고 포도주 0.125단위와 모직물 0.2 단위를 추가로 얻을 수 있게 됩니다.
결론적으로 영국과 포루투갈 모두 비교우위에 있는 상품을 특화하여 무역함으로써 두국가 모두 이익이 생긴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다음은 비교우위이론의 한계에 대해서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비교우위이론은 각국이 상대적으로 비교우위가 있는 산업에 특화하여 그 산업의 제품을 수출하고 비교열위가 있는 제품을 수입하면 모든 무역당사국에게 이익이 된다는 것입니다.
이 이론은 주어진 가정하 에서는 타당성을 지니나 역시 고전경제이론답게, 현실에 적용하는데 몇 가지 문제점도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3가지만 지적하면,
첫 번째 , 실제 무역에서는 동일 산업의 제품을 한편으로는 수출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수입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는 가전제품을 수출하지만 수입하기도 하고, 수출과 수입은 날이 갈수록 일방통행적이 아닌 쌍방통행적이 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무역당사국의 공업이 발달하고, 무역량이 증가함에 따라 산업간 무역뿐만
아니라 산업내 무역도 크게 증가하는 추세에 있습니다. 이 때문에 비교우위론은 그 이론적 타당성이 적어지고 있습니다.
두 번째 , 비교우위론은 무역이 없을 때에 비해서 무역이 있는 것이 좋다는 것을 보여주었지만, 무역을 함으로써 얻어지는 결과가 무엇이든지 다 좋다고 볼수는 없습니다. 자유무역의 결과 무역당사국은 이익을 보지만 그 나라의 모든 국민이 이익을 보는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한국이 비교우위론에 따라 자동차를 수출하고 농산물을 수입하다고 가정하면, 수출하는 자동차산업에 속하는 기업과 노동자들은 이익을 보지만, 농민들은 큰 타격을 입고 다른 산업에 종사하는 사람도 얼마든지 손해를 볼수 있습니다.
자동차 산업에 종사하는 사람의 이익이 꼭 농업의 손실이나 그밖의 산업에 종사하는 사람의손실보다 중요시 되어야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됩니다. 따라서 자유무역의 결과 무역당사국이 이익을 본다고 해서 자유무역이 반드시 바람직하다고 결론을 내릴수는 없다고 봅니다.
마지막으로, 비교우위의 구조는 고정된 것이 아니라 시간이 지남에 따라 변화합니다. 지금 당장은 비교열위에 있지만 성장잠재력이 큰 산업이나 장차 비교우위를 가질 산업을 보호, 육성하는 정책은 이론적으로나 현실적으로 정당한 것인데도 불구하고, 공업화가 경제발전으로 인식되는 일반적인 상황에서 비교우위론에 따라 후진국은 계속 1차산업에 특화하라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고 판단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