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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리포트]2035년.. 어느 눈오는 날의 산책 (미래시나리오)

Happy_john.11 2022. 9. 17. 0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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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5년 어느 추운 겨울 월요일 오전 6시, 여느 때와 다름없이 거실에선 알람에 맞춰진 tv에 시끄럽게 울려대며 나를 깨운다.
‘ 아~ 출근해야지~ ’
나는 침대를 박차고 일어나서는 침대 옆에 있는 작은 버튼을 눌렀다. 몇 주전 새로 구입한 침댄데 자동세척에다가 자는 동안 혈압이나 심박수를 체크해서 실시간으로 의원에게 전송해 건강상태를 검진한다고 하니 전에 있는 아날로그침대보단 써보니 좋은 것 같긴 하다.
우선 나를 간단하게 소개하자면, 직업은 펀드매니저, 나이 35세, 결혼은 아직 미혼이고, 사는 집은 제주도에 있다.
‘ 얼른 씻고 일 나가야지... ’
화장실에 들어가서 거울을 보고 입을 벌리면 칫솔대가 세면대에서 나와 세척중이다. 나는 칫솔을 집어 들어 윗니와 아랫니를 부지런히 닦기 시작한다.
요즘은 다들 잇몸을 상하지 않게 한답시고 디지털(?)칫솔,(‘요즘엔 무엇을 사도 디지털이다.)을 사서들 쓴다고 한다. 그런데 나는 어렸을 때부터 습관이 박박 이를 문대는 체질이어서 싸구려 디지털 칫솔 가지고는 도저히 개운한 맛을 느낄수가 없다.
세수를 하고 나와서 옷장 앞에 발판을 밟으니, 문이 자동으로 열린다.
‘ 오늘은 체리 향이군... ’ 내 바이오리듬에 맞춰서 그때그때 방향제가 틀린데, 오늘은 향기가 달콤해서 어쨌든 기분이 좋다. 이리저리 옷걸이의 옷을 뒤척이면서,
‘오늘은 무엇을 입을까~ ’ 봤더니 옷장에 달려있는
옷장에 달린 컴퓨터가 옷걸이 하나에 걸린 옷을 추천해준다. 내가 입었던 옷들이 언제 입었는지, 몇 번이나 입었는지 기록되어있다. 나는 월요일에 자주 입었던 옷이라고 기록되어져 있는 말끔한 정장을 골라 입고 아침식사를 하러 거실로 나왔는데,이제 막 식탁에 따끈따끈한 토스트가 완성이 되어 있었다.
계란이랑 식빵이 잘 익혀서 나오는 토스트는 거실싱크대의 컴퓨터를 업그레이드 시키면서부터인데, 아침을 거르는 일이 이젠 옛날이 되어버렸다. 항상 싱크대에 달린 컴퓨터는 나에게 아침을 거르면 얼마나 나쁜지를 엄마처럼 설명해주니까...
먹지 않을 수 없게 한다. 게다가 직접 만들어주기까지... 여하튼 350kcal 아침식사를 마치고 현관 앞에 선다.
7시... 이쯤 되면 항상 현관에선 3차원 내 애인 아바타가 다가와서 포옹을 하며
“ 주인님 오늘도 열심히 일하시고 즐거운 하루 되세요~” 라는 맨트를 한다.
3년 동안 봐온 얼굴이라 이제 좀 질리기도 하지만 컴퓨터가 바뀐 후 로는 제법 똑똑해져서 가끔은 볼에 뽀뽀를 해주기고 하고, 귀엽기고 하고 정도 많이 들었다.
마누라보다 좋다니깐... 난 란이(아바타이름)에게 집 잘 지키고 있어 라고 한 후
바삐 걸음을 재촉했다.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동안 나는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전자신문을 꺼내들었다. 가로세로 30cm정도 되는 이 종이 같은 컴퓨터는 한번 구입하면 영구적으로 신문을 구독할 수 있는 사이버페이퍼이다. 날씨를 보니 지금 밖에는 눈이 오고 있다고 나와 있다. 사이버페이퍼를 보고 있는데 엘리베이터가 도착했다. 내가 걸음을 옮기자 엘리베이터의 전자카메라가 나의 홍채를 확인하더니 바로 지하 3층으로 내려가기 시작한다.

지하주차장에 들려 세로로 주차된 내 차를 보고 있노라면, 언제나 놀라기 마련이다. 하지만 주차법이 대한민국만 차가 2000만대를 넘어서면서 주차장에서는 차를
길게 세로로 댈 수밖에 없도록 법으로 재정해 놓았다. 그래서 그런지 그 많던 차들이 건물에만 들어가면 다 사라진다. 멀티키를 자동차를 향해 버튼을 꾹누른다.
기계음과 함께 바로 된 내 차는 문이 열리면서 시동이 켜져있다. 자동차 좌석에 앉은 나는 내가 링크시켜 놓은 제주-서울 구간 중 강남역의 버튼을 지도에서 찍는다. 나는 이제 슬슬 책을 읽어볼까? 하고 오래된 소설이지만, 책 냄새가 그윽히 베어있는 베르베르의 개미라는 책을 읽는다.

2시간 후 서울에 도착했다. 과거에 서울에서 제주면 비행기로나 다녔을 때이지만, 10년 전부터 건설해온 제주와 서울, 일본의 동경과 중국의 상하이, 북경을 잇는 대규모 초자기부상 국도가 건설이 되면서부터는 모든 차량이 국도에 들어서면 바퀴를 사용하지 않은 채 시속 700km로 달릴 수 있게 되었다. 이런 놀라운 속도로 달리면서도 1년에 사고가 불과 10건도 안돼는 이유는 자동차 하나하나를 국도관리본부의 컴퓨터에서 통제하기 때문에다. 우리는 자동차에 자기부상시스템을 옵션으로 달고, 서비스이용 요금만 꾸준히 잘 내고, 그냥 차안에서 느긋이 책을 읽거나 tv를 보면 된다. 한참 책에 빠져 있을 때 즘에 도착했다는 홀로그램 영상이 비춘다.
서울 강남역의 톨게이트에 도착을 했다. 이제 내가 직접운전을 하기 위해 핸들을 잡는다. 700km로 고속터널을 달리던 차를 갑자기 시속 70km의 속력도 못내자니 여간 속이 답답한게 말이 아니다. 자기부상국도의 유일한 단점이라고나 할까?
서울은 이미 세계에서 5위안에 드는 큰 도시이다. 여기저기에 100층 이하의 옛 건물들은 철거 된지 오래고 이젠 어디서 어떤 건물을 보아도 하늘에 달 듯하다.
그 많은 빌딩들 사이 중 나는 내가 일하는 회사인 “ Hangyang 22c Fund ” 강남구 22블럭에 있고 빌딩 안에 내가 아주 좋아하는 레스토랑과 영화관이 있는 나의 직장이다.
여기서 내가 하는 일이란 기업의 채권을 사고 고객들에게 다시 팔아서 이윤을 얻는... 일종의 펀드매니저 이다. 우리 한양펀드는 설립 된지 20년 밖에 안됐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이미 5손가락안에 들어가는 큰 펀드이며 년간 500조원의 돈을 유통시키며 매년 300억원의 투자 순이익을 낸다. 20년간 이 일을 해오면서 상당히 매력적인 일이란 것에 대한 부정은 없다. 내 자신이 만족하고 있고, 어마어마한 돈들이 내 손에 움직인다는 것은 상당히 스릴있는 일이다. 다만 아쉽다면 20년전과 같은 돈 냄새를 맡을 수 없다는 것일까?
컴퓨터의 기술과 합성 위조 기술이 발전하면서 종이화폐는 더 이상 진품과 복사품을 중앙정부에서 조차 가릴수 없을 정도의 지겨에 이르게 되었다. 이에 정부는 종이화폐의 생산을 중지시키고 대신 스마트카드를 전격도입하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성인이 되면 스마트칩이 내장된 주민등록증을 받게 되고 그때부터 벌어들이는 수입은 모드 주민등록번호의 계좌에 입금이 된다. 이런 화폐 개편을 하면서 정부는 도입 전에 50%정도로만 걷히던 세금을 85%까지 걷게 되면서 넉넉해진 국고로 복지사업과 국도개편사업에 투자를 할 수 있었다.
화폐개편이란 것이 언젠간 꼭 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돈 냄새가 그리운 건 사실이다.
‘ 아침부터 잡생각이 많군... ’
빌딩 안에 들어서면 내 사무실은 137층에 있다. 우리 한양펀드는 모두 200여명의 대학 동기들이 운영을 하는데 법률에서 부터 경매, 부동산, 금융에 모두 전문가들로만 모여져 있다.
사무실에 들어오면 10년전부터 미스김인(3D아바타) 비서가 나를 반갑게 맞이한다.
미스김은 내가 들어오기 전부터 전자키보드로(3D아바타의 경우, 컴퓨터를 다룰때 전자키보드와 전자모니터로 다룬다.) 무언가 열심히 적고 있다. 저건 분명 내 스케쥴일터... ‘ 오늘 하루도 바쁘겠구나 ’ 생각했다.
좀 이르게 도착한 탓인지 사무실의 이곳저곳에는 청소로봇의 청소가 한창이다.

사무실에 들어서자마자 큰손이라는 별명의 친구로부터 화상전화가 걸려온다.
전화를 거는 얼굴을 보니 뭔가 한참 신난 모양이다.
“ 어이~ XX 잘 지냈어? 오늘아침 기분은 어때? ”
“ 어, 아침부터 왠 일이야? ” 무관심한 투로 내가 답했다. 큰손은 잠시 머뭇거리더니,
“ 수익이 괜찮은 정크채권이 좀 있는데 사지 않을래?”
라고 물었다. 정크채권이란 위험성이 크긴 하지만, 그런대로 괜찮은 수익을 낼 수 있는 그런 채권이다.
“ 이익률이랑 만기가 언젠데? ”
“ 10%에 3년만기... 이 정도면 괜찮은 물건이라구, 난 이미 일본투자자들한테 1억달러 어치는 팔았어, 이제 조금밖에 남진 않았다구 ...”
난 내가 이미 오래전부터 잘 조사해온 기업이고 해서 잘만하면 싸게 살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 내가 가격을 부르지 90에 2억달러어치 어때? ”
큰손은 어깨를 으쓱이면서
“90은 좀 그렇지... 93어때?”
“ 그 기업의 채권을 2억 달러 어치를 93에 살 얼간이는 없어, 89.5에 2억 달러 어치 팔아”
라고 쐐기를 박았다. 큰손은 어쩔 수 없이 그 채권을 팔수 밖에 없었다.
2억 달러 정도의 양을 팔려면 한국에서 시장을 주도하는 우리펀드나 2개 정도밖에 없으니, 우리가 사지 않는다면 그들도 사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몇 시간 후.......

일이 끝나고 이제 집에 가야겠다. 오늘도 크게 한건했으니 좀 쉬어도 될 테지... 낮에 와글와글 북적한 도시도 밤 7시가 되면 모두들 뿔뿔이 흩어서 서울은 적막한 도시가 된다. 즐비한 빌딩 때문에 서울은 저녁 노을도 볼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고 사람들은 자연이 그리워서 집은 다들 바다나 숲이 있는 곳에 많이 터를 잡는다.
‘나도 이제 슬슬 집에 가야겠군 ... ’
사무실을 나서자 언제 옷을 갈아입었는지 달라진 스타일의 미스김이 안녕히 가라며 배웅을 했다. 나는 미스김도 잘있어 라는 한마디와 함께 불을 끄고 나왔다.
갑자기 친구로부터 전화 한 통이 왔다.
술이나 한잔하자는 전화였는데, 오늘은 큰 거래도 했고, 나도 한잔 마시고 싶었다.
바로 회사 앞에서 보자고 해서 길거리를 좀 걷자니, 이리저리 반짝이는 액정들이 너무나도 화려해서 어지러울 지경이다. 네온사인인 때가 좋았다. 공중에 떠다니는 액정들은 시시때때 색과 영상을 바꿔가며 온갖 아부로 물건을 사달라고 저 모양이다. 좀 걸었는지 이번엔 건물사이의 작은 공원에서 사람들이 눈 쌓인 거리를 사이버애완견과 함께 산책을 하고 있었다. 줄을 묶어 놓지 않아도 절대로 함부로 날뛰지 않는 저 개들, 밥을 주지 않아도 되는 저런 동물(?)들을 보면서 갑자기 어릴때에 오랜 정을 주고 길렀던 예쁜 털 복숭이 강아지가 생각이 났다.

컴퓨터 컴퓨터... 우리는 왜 모든 걸 컴퓨터로 만드는 거지? 이러다간 인간도 컴퓨터가 되 버릴 것이고, 지구상에 생명체란 없어질게 될 거야,

난데없이 우울한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가 친구를 보니 기분이 좋아졌다.
과거에 학교를 다니면서 만나 알게 된 친구인데, 이 녀석도 아직 미혼이다. 사이버애인이 더 좋다나? 이런 저런 친구와 그동안에 못했던 이야기들을 하고 나니 취하기도 했고, 더군다나 밖에 눈도 내리니 기분이 좀 풀렸다. 나는 강남역까지 친구와 눈을 밟으며 걷다가 우리는 이내 헤어졌다. 집에 혼자서 옛날에 좋아하던 노래를 부르면서 현관에 불을 켰다. 우리 란이가 나보고 왠 술을 이렇게 많이 마셨냐며, 부축하는 시늉을 한다. 그렇지만 저 아바타는 나를 도와줄 수가 없다. 홀로그램에 불과하니까... 나는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
침대에 누워서 자려니 침대가 나에게 묻는다.
“주인님 혈중알코올 농도가 0.13%입니다. 이대로 주무시겠습니까? 아니면 해독해드릴까요?”
갑자기 침대 옆모서리에서 술 깨는 약이든 것같이 보이는 작은 캡슐을 기계손이 들어올려 주사하려고 한다. 나는 침대의 네트워크를 끄고 말했다.
“ 오늘은 좀 취하게 내버려둬 ... ”

< 참고자료 >
* 나무 - 베르나르베르베르
* 유비쿼터스 - 삼성경제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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